배달을 할 때면 조리대기를 만날 때가 있다. 주문을 받은 상점이 요리를 하는 중에 배달원이 도착할 때 생기는 시간이다.
일반 배달 대행사에서는 처음 상점과 계약을 할 때 어떤 기준으로 오더(콜)를 띄울 것인지 협의한다.
배달원이 확인할 수 있도록 앱에서 표기해주어 배달원이 그에 맞게 오더를 잡아서 움직이기에 이런 경우가 거의 없다.1
하지만 ‘배달의 민족’2이나 ‘쿠팡 이츠’3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쿠팡도 조리대기를 줄이기 위해 멀리 있는 상점을 배차하여 해소하고자 하지만 정확할 수 없다.
이런 경우 배달원은 선택을 해야 한다. 상점에서 조리를 완료하여 줄 때까지 기다리거나 배차 취소 요청을 하여 다른 오더를 수행하는 것이다.
조리 완료 시간을 상점에 확인하여 지켜지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대답을 안하거나 대답한 조리시간을 지키지 않았던 상점을 자주 만난다면 어떨까?
배달원은 기다리지 않고 취소를 해야 하는데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익과 직결되는 지점을 금새 발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글을 이어나가려면 배달 시급에 대한 언급을 빼 놓을 수 없다.
배달 시급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나의 배달 경력을 4년이 조금 안 된다.4 이 기간 동안 각종 플랫폼에서도 해 보고 일반 배달 대행 몇 군데에서도 두루 일해 보았다.
어떤 플랫폼이든 길이 익숙해지고, 상점마다 특징을 알게 되면 비성수기에도 시간마다 2만원 내외의 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
신호를 무시하고 위험해 보이는 주행을 하면서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5.
그렇게 주행하다가 사고가 나면 더 큰 피해가 되는 경우가 많기에 되도록이면 안전하게 주행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2만원 이상의 수입을 얻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과 같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수입을 늘리는 것도 좋은 선택처럼 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6.
배달일을 1년 이상한 익숙한 사람이 배민이나 쿠팡을 할 때는 이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기 원하는 경우가 많다7.
그래서 기준 시급을 비정상적인 방식을 제외하고 2만원으로 설정하여 글을 이어가겠다.
손해 계산
시급 2만원이 기준이라면 이를 60분으로 나누어 볼 때 1분에 대략 330원8의 수입을 얻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보통 배달을 할 때 배달할 상품(음식)이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시간이나 상품을 배달 목적지까지 이동 시간은 배달을 수행하는 시간으로 생각한다9.
이 말은 이 시간을 손해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외의 시간, 이 글의 주제인 조리 대기 시간은 어떨까? 1분에 330원의 수익을 얻어야 하는 배달원의 입장에서 조리 대기 시간을 손해로 여겨진다. 3분 정도의 시간은 1,000원이 안 되는 금액의 손해이기에 큰 손해로 여기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3분이 넘어가면 그렇지 않다. 그 때 부터는 확실한 손해로 여길 수 있다10.
조리 대기로 인한 손해 계산
4년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겪은 가장 길게 조리 대기해 본 시간은 22분이었다. 처음에 상점에 도착했을 때 시간이 거의 다 되었는데도 수행할 오더의 상품을 준비해 놓지 않은 것을 보고 얼머나 걸리는지 물었을 때 5분 정도라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10분이 지나도 15분이 되어갈 때도 상품이 나오지 않아 다시 물었을 때는 대답도 하지 않고 조리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22분이 되었을 때 포장하여 상품을 전해주었던 것이다.
이 사례를 기준 시급 2만원으로 계산해 보면 손해 금액은 6,200원이다. 3분 정도는 기다릴 수 있는 시간으로 여겨 제외하고 19분을 조리대기한 것으로 계산하면 나오는 금액이다.
배달 대행사 기준으로 손해 금액을 생각해보면 짧은 거리의 최저 수행료 3,000원11짜리 오더를 2개를 수행하여야 얻을 수 있는 금액이다.
또 짧은 거리의 오더를 취하여 픽업하여 배달까지 완료하는 평균시간을 15분으로 생각한다면 1개의 오더를 완료하고 다음 오더를 위한 음식 픽업까지 마칠 수 있는 시간만큼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조리 대기를 피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배민의 경우 배달원이 이용하는 앱에서 조리 완료라는 표기 옆에는 ‘즉시 픽업 가능’이라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이 문구는 배달원이 상점에 방문했을 때 상품을 즉시 픽업할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실제로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오더를 취하는 배달원은 이보다 더 많은 요소를 손해 발생 가능성으로 여기고 배달 수행을 거절한다.
상점의 입장에서는 주문을 한 고객에게 질 좋은 음식을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항변할 수 있지만, 배달로 음식을 전달해야 한다면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여겨야 할 것이다.
상점에 방문하여 먹는 음식의 질과 배달하여 먹는 음식의 질이 완전히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배달원은 이와 상관 없이 취한 오더를 가능한한 안전하고 빠르게 전달하여 수익을 얻기에 상점의 입장보다는 본인의 수익을 더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배달원에게는 손해를 발생시키는 조리 대기를 피하기 위해 배차 취소를 하고 다른 오더를 수행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 물론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지킬 수 없을만큼 경험이 없어서 어긋나는 경우도 있다.[↩]
- 이하 ‘배민’으로 표기[↩]
- 이하 ‘쿠팡’으로 표기[↩]
- 21년 7월에 첫 배달을 시작했다.[↩]
- 배달원 중에는 더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해 신호를 무시하고, 합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주행하는 사람도 있지만, 적지 않은 배달원이 신호를 지키고자 노력한다.[↩]
- 과도하게 거절하여 본인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비정상적인 방법은 오더를 중계하는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러기 위해서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오더를 수행하는 것이다.[↩]
- 333.333333[↩]
-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 불법을 행하거나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오더를 취하는 것이다.[↩]
- 최근에 배민이나 쿠팡에서 1개의 오더로 설정한 2천원 대의 금액에 가까워지거나 넘어선다.[↩]
- 알값, 수행수수료를 제외한 실 수입[↩]